이젠 그만둬야겠지


내가 처음에 내건 화두는 이것이었다.

"원한다고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

원하기 때문에, 원한대로 이루어질거라는 생각을 버려. 무슨 일이 내 희망대로, 나를 위해, 나에게 유리하게 되달라는 바램도 말아. 오로지 순리는 순리대로 흐르고, 그렇게 될 일이 그렇게 되는 것이 낫다는 것을. 세상에는 어쩔 수 없는 일들이 있으며 결국에는 놓아주어야 한다는 것을.

그런데 좀 더 생각해보니 꼭 그런 것 같지도 않았다. 원한다면 대체로 무엇이든 가질 수 있으며 가능한한 모든 것들은 가능하다. 사람이 정성을 다하면 하늘도 감동한다고 했으며, 인간의 의지는 큰산을 없애고 작은 바다를 메울 수도 있다.

단지 모든 일에는 치뤄야 하는 가격이 있다.

그리고 때때로 그 가격이 나 한 사람의 일생과 목숨을 초과하는 경우도 많겠지. '가능한 일'들에 대해서만 생각하는데도 말이다.

물론 내가 얘기하는 것은 그렇게 커다란 스케일의 문제는 아니다. 심지어는 중간 규모의 문제도 아니다. 그냥 나를 좋아해주는 이성 만나기가 어렵다는 얘기고,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얼마나 더 많은 엇갈림이 있을까- 하는 탄식. 내가 누군가를 지나친 것처럼 누군가가 나를 지나치고, 또 누군가 나를 지나쳐간 것처럼 나는 누군가를 지나쳐 가겠지. 그렇게 상처 주고 상처 입고 때때로 피해자도 되고 가해자도 되면서.

다음에 만나게 될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머뭇거리면서, 마음은 소나기가 내린 후의 숲길을 걸어가는 느낌이다.

이렇게 말하고도 얼마후에 똑같은 불평을 하겠지.

by 준치군 | 2007/04/19 06:57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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